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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56 현장공감] 그때 그장소, 김우형 촬영감독과의 대담

인천영상위원회 2018-11-27 조회수   161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밴드 카카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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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장소, 김우형 촬영감독과의 대담



 

영화 <1987>, <더 킹>, <암살>, <카트>. 수많은 관객을 동원하고 영화제 트로피를 거머쥐며 화제를 끌었던 국내 영화들. 그 뒤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촬영감독 중 한 명인 김우형 감독이 있었습니다.

 

김우형 촬영감독은 영국의 인터내셔널 촬영스쿨을 졸업하고 국내 영화계에 입문했습니다. 1999년 <거짓말>, <해피엔드를 시작으로 수많은 영화의 촬영을 담당하며 2000년대 한국 영화 르네상스 시대를 이끌었습니다. 현재는 한국을 대표하는 촬영감독으로 우뚝 자리 잡았으며 지난 10월에는 제27회 부일영화상 촬영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인스파이어링 로케이션 인천 20투모로우 시티를 제작하며 인천영상위원회와도 깊은 연을 맺은 분입니다. 연말 인터뷰에서는 영화 <그때 그사람들> 의 뒷이야기부터 개인적인 사진들까지, 김우형 촬영감독에게 묻고 싶었던 그 모든 것을 나누어보았습니다.


 

그때 그사람들, 그때 그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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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영화 <그때 그사람들>은 지금은 송도로 이전한 인천대학교와 인천전문대학에서 촬영했습니다영화에서 어떤 장면으로 나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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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위 사진의 촬영장소는 천대학교 후문으로, 영화에는 육군본부 정문으로 나옵니다. 건물의 거대한 크기와 반복되는 기둥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촬영 당시에는 불이 다 꺼져있어서, 지금 화면상으로 보이는 한 층 정도만 내부의 실내등을 켜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지금 같으면 CG로 합성해서 불 켜진 창을 더 많이 설정할 수 있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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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인천전문대학교 본관에서는 민대령이 도망가는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로케이션 헌팅 당시에 큰 건물 위주로 공간을 찾았는데, 임상수 감독님이 본관의 모습을 마음에 들어했습니다. 긴 계단을 내려가면 바로 주차장이 있는 모습이었는데요, 긴 복도를 전력 질주하는 장면조급한 마음과 달리 계단을 빨리 내려가지 못하는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이 곳의 경우 계단 폭이 넓고 단이 많아, 인물이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이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Q. 이 공간은 사진을 먼저 보고 계단이 마음에 들어 방문하신 건가요?
A. 아니요, 사진을 먼저 보지 않고 그냥 돌아다녔습니다. 특정 장소를 염두에 두고 헌팅을 나갔던 것이 아니라, 지역을 정하고 그 주변을 둘러보고는 했습니다. 인천에서 촬영할 장면들이 생기기 시작할 즈음, 그 인근도 함께 둘러보자는 생각으로 돌아다니다 인천대학교 외관을 보았습니다.


Q. 인천은 아니지만 로케이션이 훌륭했던 곳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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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무실 세트]
한 장면, 한 컷을 위해 진짜 대리석으로 세트를 지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세트는 나무로 만들고, 대리석 무늬가 인쇄된 벽지를 발랐습니다. CG회사 모팩이 벽지를 대리석으로 교체 했습니다. 아마도 실제 청와대 집무실보다 세트가 더 크게 지어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극영화인만큼, 실제와 다르더라도 영화의 캐릭터가 가진 권력의 크기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궁정동 만찬장]
그 당시 궁정동 안가 사진은 많이 남아있습니다. 비교해보면 이 곳도 실제 공간보다 더 크고 화려하게 지어졌습니다. 차려진 식탁으로 접근하기 위해 계단을 올라야 하는 공간 구조 또한 계산된 연출입니다. 인물들 간의 권력 관계를 표현하기에 적절한 세트 디자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시흥 소전미술관
궁정동 안가의 외경은 시흥에 위치한 소전미술관에서 촬영했습니다. 흰색 철제 출입문은 미술 팀이 별도로 설치한 것입니다. 건물이 처음 소개되는 순간은, 역사의 속살을 몰래 들여다보는 느낌으로 카메라 렌즈가 철제 출입문 틈 사이로 들어가게 했습니다. 틈이 너무 좁아 철제 빔 을 몇 군데 뜯어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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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 영화에서 제일 좋았던 장소를 선택한다면 어디가 있을까요?

A. 있는 그대로의 로케이션이 가장 영화에 잘 어울렸던, 그래서 좋았던 인천대학교 후문을 꼽고 싶습니다. 그 외 광화문의 장면도 좋았지만, 프레임의 절반(왼쪽 부분)CG작업을 한 것이라 순수한 로케이션을 고른다면 인천대학교가 1순위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우형의 마이 앨범 


Q. 인천은 옛 모습이 담긴 원도심과 새로 지은 신도심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감독님의 경우 어떠한 건물을 촬영한다면 과거의 시간이 남아 있는 낡은 건물과 반대로 깔끔하고 높은 새 건물 중 어느 곳에 관심이 가나요?

A. 저는 요즘 새 건물에 관심이 많습니다. 새 건물들은 빛을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튕겨내고 중첩시키고 왜곡시키는 재질들이 많이 섞여있기 때문입니다.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벽에 묻어나는 모양, 그런 느낌을 좋아합니다. 태양 빛은 하루 종일 색이 변합니다. 그래서 벽에 보이는 색도 모양도 계속 달라지는데 그 부분이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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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촬영이나 로케이션 헌팅 때문에 여행을 많이 다니실텐데요, 평소 감독님의 핸드폰에는 어떤 일상 사진이 담겨있는지 궁금합니다

A. 스치듯 지나가면서 구경하는 관광은 제 취향이 아닙니다. 많이 움직이지 않고 한 곳에 오래 머물며 그곳을 경험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제 핸드폰에는 오래 머물며 담은 이상한 빛이 담겨있습니다. 위의 가장 오른쪽 사진을 보면 표지판의 저는 비친 것이고 표지판 너머로 진짜 풍경이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진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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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위 사진은 인천영상위 직원이 개인적으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본인은 미술관 창을 통해 들어온 빛의 반사각이 감명 깊어 촬영했는데, 주변 지인들은 이 사진은 왜 찍은 거냐고 물어보았다고 하더라고요(웃음).

A. 재미있는 사진입니다. 저라면 이렇게 보정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조금 콘트라스트가 더해지면 사진을 보는 사람에게 무엇을 봐야할 지 좀 더 분명히 해주지 않을까요?




인스파이어링 로케이션 '투모로우 시티' 촬영기 




Q. 인스파이어링 로케이션 20호 제작을 맡으셨습니다. 당시 영상은 어떤 컨셉을 가지고 촬영된 영상인가요?

A. 그 공간만 소개하는 지루한 안내 동영상을 만들고 싶진 않았습니다. 지하1층에 안쓰는 로봇들이 모여 있는 공간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려, 움직이는 의자가 빈 공간을 돌아다니다 주인을 만난다는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시간이 없어 못찍은 장면 중 하나가 그 생명력이 없는 로봇들 사이로 전동 의자가 지나가는 장면이었습니다. 또한 의자가 주차장을 지나가면서 형광등이 순차적으로 켜지는 장면, 극장 스크린이 있는 공간(3)에서도 반사된 그림자가 움직이는 장면 등을 계획했었습니다.


Q. 촬영하면서 힘든 점이나 아쉬웠던 점이 있으신가요?

A. 촬영 카메라였던 캐논 5D 모니터가 작아서 힘들었던 것 외에는 진행하면서 아쉬운 점은 없었습니다. 저는 부족하더라도 있는 장비를 가지고 무언가 해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인스파이어링 로케이션은) 감독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끊임없이 물어보고 탐색하지 않아도 되었으니 편하게 일한 셈입니다. 만약 연출자가 있었다면 시간에 쫓겨 찍지 못했던 컷들을 다시 물어보며 어떻게 할지 논의했어야 할 것입니다. 다소 불친절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저에게는 재미있고 특이한 볼거리를 배경으로 재미있는 작업이 되었습니다.



해외 프로젝트의 현장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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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감독님께서는 이번 박찬욱 감독과의 작업으로 지난 7월까지 영국에 계셨고 관련 학교도 졸업하셨는데요, 해외 프로젝트들을 인천으로 오게 하려면 어떤 요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외국영화가 우리나라에 오려면 당연히 시나리오에 이국적인 장면이 있어야합니다. 다만 꼭 한국이 그 시나리오의 배경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전 영화를 진짜 베트남에서 찍는 경우는 거의 없고, 영화 촬영의 제반 여건이 잘 갖춰진 태국에서 찍는 것처럼요. 또한 세금을 되돌려주는 텍스 리펀드, 인센티브 제도도 큰 고려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그렇듯, 예산을 줄일 수 있는 곳은 제작자들에게 매우 큰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이 배경인 영화들을 캐나다에 가서 찍고 뉴질랜드에 가서 찍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Q. 해외 프로젝트팀의 촬영 환경은 우리나라와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로케이션 섭외에 있어서도 다른 부분이 있나요

A. 외국 프로듀서들은 정해진 촬영 시간을 초과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에, 프로덕션 서비스 업체의 현장관리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현지 사정을 잘 알고 영화 현장을 잘 이해하는 스탭들을 고용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몇 해 전 서울 강남에서 촬영한 본 시리즈의 경우, 실제 촬영기간은 짧았지만 사전에 몇 달 동안 제작팀원이 서울에 체류하며 준비 상황을 체크 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현실에선 해외 로케를 그렇게 오래 준비하는 것은 낭비로 여깁니다. 또한 외국에는 현장에 하루쯤 먼저 나가서 조명 셋업을 미리 해놓는 프리 리깅팀이 있습니다. 제가 타임 테이블에 맞춰 현장에 도착하면, 약속한 기본 세팅이 끝나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하루가 아니라 한 두 시간 먼저 현장에 나가 세팅을 하는 것도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Q. 해외 관계자들에게 공간을 소개할 때 꼭 고려해야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날씨 정보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영국은 비가 매우 자주 옵니다. 하지만 늘 보슬비 정도로 우산 없이 맞을 만한 정도라서 비 때문에 촬영이 멈추지는 않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장마철에는 폭우가 내립니다. 그래서 영국 관계자들이 방문한다면 인천에서 비가 어떻게, 얼마나 내리는지 정확한 강수량을 체크하고 싶어할 것입니다. 일출과 일몰시간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고, 장마기간에 대한 정보도 정확히 알려주어야합니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눈이 조금 내린다고 촬영을 멈추지는 않습니다. 영화 <고지전> 촬영 때 메인 배경인 고지의 경사면에 쌓인 눈을 제작팀과 연출팀, 미술팀이 달라붙어 가스 토치로 녹이고 촬영했습니다. 그런데 <리틀 드러머 걸> 촬영 당시 영국에서는 1cm 정도로 눈이 왔는데 폭설이라고 판단해 촬영을 취소한 날이 있었습니다. 물론 취소로 인한 손해는 보험회사에서 부담했습니다(웃음).

 

Q. 인천영상위원회에서는 여러 차례 헐리우드 로케이션 매니저들과의 팸투어를 진행했습니다. 미국 영화산업 관계자들은 송도의 독특한 구조로 지어진 세련된 건물이나 과거의 흔적들이 남아 있는 좁은 골목이나 계단식 달동네의 풍경을 호기심 있게 바라보았습니다. 영국 로케이션 매니저들이 인천을 온다면, 그들도 비슷할까요?

A. 영국인들도 당연히 다른 외국인과 비슷할 것입니다. 영국은 스코틀랜드를 가지 않으면 산을 구경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도심과 가까운 산을 이국적이라 느낄 것입니다. 그리고 영국의 아파트는 서민들이 모여 사는 공간이니, 우리나라의 값비싼 아파트 단지도 낯설어하겠죠. 반면, 자국의 역사 건축물도 오래되었고, 전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새 건물에는 그 자체만으로는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국 현지 투어가이드들은 런던에 지어진 새 건물들을 쓰레기라고 소개합니다(웃음). 하지만 시나리오의 내용 때문에 새 건물이 필요하다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인천 송도는 아주 독특한 스카이 라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인천의 오래된 골목길들도 홍콩이나 동남아 등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깁니다.


중국 배우 탕웨이는 영화 <만추>당시 김우형 촬영감독과의 일화를 돌아보며 그는 비정한 세계를 낭만적인 세계로 담을 줄 아는 아티스트였어요. 영화를 보는 내내 마치 오래된 그림을 보는 것 같더군요.”(매거진 엘르 발췌) 라고 호평했습니다.

 

인천영상위원회 역시 인터뷰 내내 아티스트김우형 촬영감독의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특히 인천이 해외 영상물을 유치하기 위해 어떠한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지 이야기하며 감독의 확고한 작업관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카메라를 통해 영화 속 세상을 구현하는 김우형 촬영감독, 앞으로도 국내외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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