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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56 IFC Special] 가족의 해체 앞에 선 여성들, 영화 <이장>

인천영상위원회 2018-11-27 조회수   722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밴드 카카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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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해체 앞에 선 여성들, 영화 <이장>



인천은 수많은 사람이 오고 가며 이야기를 만드는 도시입니다. 영상위는 이야기가 흐르는 도시, 인천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의 제작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뉴스레터에서는 박선주 감독의 영화 <비밀의 정원>을 만나보았습니다. 이번 달 스페셜에서는 정승오 감독을 모시고 영화 <이장>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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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오 감독은 인천독립영화협회 소속으로 활발한 작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새들이 돌아오는 시간>은 청룡영화제 단편영화상 본선에 진출하는 등 국내 10개 이상의 영화제에 초청되어 수상의 기쁨을 안았으며, 최근작 <순환소수>는 전북·인천·광주·부산 등 전국의 독립영화제에 상영되었습니다. 현재 작업 중인 <이장> 역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작품으로, 인천영상위원회와 한국영상위원회의 예산 매칭을 통해 총 1억의 제작지원금을 받았습니다. <이장>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Q1. 안녕하세요,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1.안녕하세요, <이장>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정승오 입니다.

 

Q2. 2018년 인천 배경 저예산 영화 지원작으로 <이장>이 선정되었습니다. <이장>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A2. 영화 <이장>은 흩어진 가족들이 모여 아버지의 묘를 이장하러 가는 가족 드라마 입니다.

 

Q3. 이장이라는 소재가 참 독특합니다.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으셨나요?

A3. 가족들과 할머니의 묘에 성묘를 드리고 내려오는데, 그 공동묘지에서 현대화 사업(아파트 부지로 확정)으로 묘들을 강제 이장해야 한다는 통보가 적힌 플랜카드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묘들이 빼곡히 안치 되어있는 공동묘지를 보는데, 망자들의 마을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문득 이 나라는 아파트 때문에 죽은이들도 쫓아내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한 가족을 관찰한 적이 있습니다. 그 집은 오남매 중 4명이 여자이고 막내가 남자였습니다. 그 가족의 집을 왕래 하면서 이상한 풍경을 목격했습니다. 5명의 여성이 2명의 남성의 눈치를 보며 가장의 뜻을 전적으로 따랐습니다. 잔존하는 가부장제의 끄트머리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강제 이장의 풍경과 그 가족의 모습이 모티브가 되어 이장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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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이번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A4. 그 누구도 개인의 의지로 가부장제 안에 들어온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가족 안에서 남자의 역할, 여자의 역할을 교육받았고, 자식 된 도리,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보고 듣고 성장해 왔을 것입니다. 가부장은 죽었으니 이제 기존의 가족을 해체하고 새롭게 대안 가족을 구성해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평생 가부장제 안에 살아온 우리들이 이러한 변곡점의 시기에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영화를 통해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5. 이번 작품이 정승오 감독님의 첫 장편 데뷔작이라고 들었습니다. 단편영화를 촬영할 때에 비해 큰 차이점이나 어려움이 있으셨나요?

A5. 제게 가족이라는 세계는 굉장히 흥미롭고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싶은 영역입니다. 지금까지 작업은 대부분 가족, 그 중에서도 가족이 해체의 순간에 직면했을 때의 또 다른 가능성과 방향을 영화로 탐구하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단편영화 작업을 할 때는 가족에 초점을 맞춰 작업했다면 이번에는 에서 가족으로, 가족에서 세대에 대한 탐구로 확장시키고자 했습니다. 그 확장의 과정에서 고민하는 시간들이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Q6. 전체 분량의 약 65%가 인천에서 촬영됐다고 들었습니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인천을 염두에 두셨던 건가요?

A7. 인천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인천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 동안 작업했던 단편 영화들 역시 인천에서 촬영했습니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인천에서 작업을 했다기보다는 그 만큼 제게 가장 익숙한 공간입니다. 제게 인천이라는 도시는 회색지대입니다. 다종다양한 인간들이 살고 있고 서울과 인접해 있으며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연과 가까운 지역들이 있습니다. 그 지역들은 대게 바다와 인접해있는 작은 마을들인데, 소박한 정취와 목가적인 느낌을 주는 동시에 대부분의 거주민들이 도시(또 다른 인천지역)로 떠나면서 황폐함과 고독함을 줍니다. 그런 정서가 담긴 시나리오를 구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인천을 배경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Q7. <이장> 로케이션 헌팅을 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요소는 무엇인가요?

A7. 목가적인 풍경 안에 황폐함이 깃든 느낌이 드는 공간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장>을 작업하면서 주안점을 둔 지점 중에 하나는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추모의 마음이었습니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사라지는 것들이 가시적으로 느껴지는 공간을 헌팅하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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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8. 강화도, 석모도, 영종도 등 유독 섬에서 촬영된 장면이 많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A8. 영화는 흩어진 가족들이 아버지의 묘를 이장하러가는 12일의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서울에 살고 있던 가족들은 아버지의 묘를 이장하기 전에 큰 아버지의 집을 경유하는데 그 곳이 도시가 아닌 섬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도심에서 사는 5남매가 섬마을 큰아버지 댁을 찾아가게 되면서 공간적인 대비와 현세대와 구세대간의 갈등을 묘하게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섬마을 곳곳을 담기 위해 강화도와 석모도를 택한 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목가적인 정서와 황폐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장소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이따금 가보았던 영종도는 바다 멀리 빌딩과 아파트가 들어서는 송도, 청라 신도시의 영향 때문인지 본연의 풍경들이 퇴색되고, 잠식당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었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서 그 대비적인 모습들을 카메라 안에 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촬영 당일에는 미세먼지가 너무 많아 바다 건너 빌딩들이 보이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Q9. 그 중 강화도에서는 약 일주일 정도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현장에 인천영상위원회 밥차가 방문하기도 했는데요, 어떤 장면을 촬영하셨나요?

A9. 야간 촬영에 날씨도 추웠는데 인천영상위원회의 밥차가 스텝과 배우분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었습니다. 큰 힘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날 촬영했던 장면은 각자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다른 가족들이 서로가 가지고 있던 비밀들을 들추고 공유하며 떨어져 있던 마음의 거리를 조금씩 좁혀나가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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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0. <이장>을 진행하며 가장 매력적이었던 인천의 로케이션은 어디인가요?

A10. 큰 아버지의 집을 강화도 하점면 신삼리에 있는 한 노부부의 집에서 촬영했는데요, 언덕에 위치해있어 산과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풍경이 아름다웠습니다. 그 지역 자체가 작은 마을이고 여전히 예스러운 정서와 공간, 구조물들이 많아, 영화가 필요로 하는 느낌을 잘 살려주었습니다. 또한 아버지의 묘를 이장하는 장소를 인천가족공원에서 촬영했는데 정말 넓습니다. 차를 가지고 돌아다닐 수 없는 공간들도 많아 매번 등산을 하는 기분으로 헌팅을 했는데, 운이 좋게도 개장작업이 한창인 지역을 찾아내어 아름다운 풍광 속에 훼손되고 있는 느낌을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Q11. 마지막으로, 현재 <이장>은 어떤 단계에 있으며 향후의 계획은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A11. 영화는 현재 후반작업 단계에 있습니다. 인천은 물론, 전국의 관객분들과 만나게 되길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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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을 배경으로 오래 활동한 창작자이신만큼,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돋보이는 인터뷰였습니다. 변화하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을 담은 이번 영화 <이장>이 하루라도 빨리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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